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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쉽게 보기] 폐경 전후 여성의 저탄수화물 식이가 갑상선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차이

by editer 존투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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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인생에서 폐경은 큰 전환점입니다.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신체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죠.
그런데 폐경 전과 후의 여성들이 동일한 식이 변화를 시도했을 때, 몸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어떨까요?
특히 요즘 주목받는 저탄고지 식이(LCHF)가 갑상선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폐경을 기점으로 다르게 나타난다면,
식이 전략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발표된 "폐경 전후 여성의 탄수화물 제한과 갑상선 호르몬 대사" 연구는 이런 궁금증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갑상선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기관인데, 식이 변화에 따라 그 반응이 생애 주기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폐경과 저탄수화물 식이, 그리고 갑상선의 미묘한 관계

Volek 연구팀이 진행한 이 연구는 총 9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폐경 전 여성 52명(평균 연령 37세)과 폐경 후 여성 43명(평균 연령 58세)으로 나뉘었고, 모두 12주 동안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를 실천했어요. 이들의 일일 탄수화물 섭취량은 평균 20-50g으로 제한되었습니다. 샐러드 한 그릇과 약간의 견과류만으로도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죠.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식이 시작 전, 6주 후, 그리고 12주 후에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는 꽤 흥미로웠어요.

폐경 전 여성들의 경우, 저탄수화물 식이를 시작한 후 6주 시점에서 활성 갑상선 호르몬인 T3(트리요오드티로닌) 수치가 평균 15%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12주차에는 대부분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었죠. 마치 몸이 새로운 식이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친 것처럼요.

반면 폐경 후 여성들은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이들은 저탄수화물 식이 전후로 T3 수치에 유의미한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식이 변화에도 몸의 반응이 달랐던 겁니다.


T3란 무엇인가요?

T3 (트리요오드티로닌)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가장 대사적으로 활성이 높은 형태입니다.
주로 간과 신장에서 T4(티록신)이 변환되어 만들어지며,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 기능을 직접 조절합니다.

  • 에너지 소비 증가
  • 열 생산 조절
  • 단백질 합성 촉진
  • 지방 연소 유도

T3 수치가 낮아지면?

  • 기초 대사율(BMR)이 감소해 몸이 ‘에너지 절약 모드’로 전환됩니다.
  • 피로, 체온 저하, 냉감 민감성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하지만 항상 ‘문제’는 아닙니다

  • 저탄수화물 식이 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T3 감소는 몸이 지방을 주 연료로 전환하는 적응 반응일 수 있습니다.
  • 이는 대사 보존 전략의 일환으로,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생존 메커니즘이기도 해요.
  • 실제로 폐경 전 여성들의 경우, 12주 후 대부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수치 하나만 보지 말고, 실제 증상과 몸 상태를 함께 관찰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이 차이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깊습니다. 폐경 전 여성들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고, 이는 갑상선 호르몬의 대사와 활성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에스트로겐은 갑상선 호르몬 결합 글로불린(TBG)의 생성을 증가시켜 갑상선 호르몬의 혈중 농도와 활성도에 변화를 줍니다.
저탄수화물 식이는 인슐린 수치를 낮추고, 이는 다시 간에서의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줍니다. 폐경 전 여성에서는 이런 변화가 에스트로겐과 상호작용하며 일시적인 T3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이 새로운 에너지원(지방)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보존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으니 이런 메커니즘의 작동이 약화됩니다. 그래서 저탄수화물 식이에 따른 갑상선 호르몬의 변화가 덜 두드러지는 것입니다.

폐경 전 여성과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상호작용하는 T3 수치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두 그룹의 대사 적응의 차이

이 연구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대사 적응의 차이입니다. 폐경 전 여성들은 저탄수화물 식이 시작 후 케톤 생성이 더 빠르게 증가했어요. 6주 시점에서 평균 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케톤체의 일종) 수치가 폐경 후 여성들보다 약 25% 높았습니다.
이는 폐경 전 여성들의 대사가 더 유연하게 지방 연소 모드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12주 시점에서는 두 그룹 모두 비슷한 수준의 케톤 생성을 보였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폐경 후 여성들도 충분히 지방 연소 상태에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몸무게 변화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폐경 전 여성들은 12주 동안 평균 6.2kg의 체중 감소를 경험했고, 폐경 후 여성들은 평균 4.8kg의 감소를 경험했어요.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지만, 두 그룹 모두 상당한 체중 감소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탄고지와 갑상선 건강에 대한 실용적 접근

이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첫째, 폐경 전 여성이 저탄수화물 식이를 시작할 때는 초기 적응 기간에 일시적인 갑상선 호르몬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약간의 피로감이나 대사 변화를 경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12주 정도 지나면 몸이 새로운 평형 상태에 도달합니다.

둘째, 폐경 후 여성들은 갑상선 호르몬 변화 측면에서 저탄수화물 식이에 더 안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호르몬 대사가 덜 복잡해진 덕분이죠. 하지만 이는 폐경 후에도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 여성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셋째, 어느 그룹이든 저탄수화물 식이를 시작할 때는 충분한 영양소 섭취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요오드, 셀레늄, 아연과 같이 갑상선 기능에 필수적인 미량 영양소의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해조류, 브라질너트, 참치 등이 이런 영양소의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죠.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해야한다

이 연구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식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성의 생애 주기에 따라, 같은 식이 변화도 다른 생리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폐경 전 여성이 저탄수화물 식이를 시도한다면, 초기 적응 기간에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일시적 변화가 에너지 수준이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폐경 후 여성이라면, 대사 적응이 조금 더 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보다는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갑상선 문제가 있는 여성들은 어떤 식이 변화든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한 후 시도해야 합니다. 특히 저탄수화물 식이는 갑상선 약물의 흡수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기

결국 식이 변화의 성공 여부는 숫자나 검사 결과보다 여러분이 실제로 느끼는 상태가 더 중요합니다. 에너지 수준이 좋고, 기분이 안정적이며,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몸이 현재 식이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저탄수화물 식이를 시도하실 계획이라면, 식이 일기를 통해 증상과 느낌을 기록해보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시작 전과 적응 기간 이후에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나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아는 것만큼 강력한 건강 도구는 없으니까요.


📌 이 포스트의 3줄 요약

  • 폐경 전 여성은 저탄수화물 식이 초기에 T3 갑상선 호르몬 일시적 감소가 있으나, 12주 경과 시 대부분 정상화됨
  •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동일한 저탄수화물 식이에도 갑상선 호르몬 변화가 적음
  • 생애 주기에 따른 개인화된 식이 접근과 적응 기간 관리가 중요함

 

출처
Volek, J.S., et al. (2024). Carbohydrate Restriction and Thyroid Hormone Metabolism in Premenopausal vs. Postmenopausal Women. Frontiers in Endocrinology,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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