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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건강

나쁜 기름, 리놀레산의 어두운 이면 - 염증과 암을 유발

by editer 존투 202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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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탁에 빠지지 않는 콩기름, 옥수수유, 해바라기유.
이들 식용유의 주성분인 리놀레산(Linoleic Acid, LA)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오메가-6 지방산입니다. 필수 영양소이기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의학계에서는 리놀레산이 우리 몸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흥미롭고 때로는 놀라운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과도한 리놀레산 섭취가 만성 염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신 논문들을 바탕으로 리놀레산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그로 인해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건강에 관심있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논문에 근거한 내용을 풀어 설명하고, 우리가 왜 이 주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명확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집 주방의 기름, 먹어도 될까?


리놀레산의 산화
우리 몸속의 ‘녹’과 같은 존재

리놀레산은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다중 불포화지방산(PUFA)입니다. 이는 열, 빛, 공기 등에 노출되면 쉽게 산화된다는 뜻입니다. 비유하자면, 공기속의 쇠가 붉게 녹스는 광경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 산화 과정에서 4-HNE(4-Hydroxy-2-Nonenal)라는 독특한 물질이 생성됩니다. 4-HNE는 몸속 세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반응성 알데하이드입니다.
알데하이드...? 뭔가 위험하게 들리는데, 어떠신가요? 

4-HNE, 유전자와 세포에 미치는 영향

 

4-HNE는 DNA와 단백질에 강력하게 달라붙어 그 기능을 망가뜨립니다. 마치 몸속의 중요한 부품들이 녹슬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결합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 수행을 방해하여 세포 기능 손상을 초래합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밀코비치(Milkovic) 연구팀이 2023년에 발표한 논문(https://www.mdpi.com/2072-6643/15/22/4774)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한, 4-HNE는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핵심 성분인 카디오리핀(cardiolipin)을 산화시킵니다. 야마시마(Yamashima) 연구팀의 2024년 논문(https://www.mdpi.com/2072-6643/16/3/360)에 따르면,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가 발생하고, 반응성 산소종(ROS)인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됩니다. 과도한 활성산소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암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리놀레산이 산화되어 생성되는 유해 물질인 4-HNE는
DNA, 단백질, 미토콘드리아 등에 손상을 입혀 유전자 돌연변이와 세포 기능 장애를 유발하고,
과도한 활성산소 생성을 통해 암 발병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 이지요.

염증 유발 물질의 '전구체' 역할
리놀레산은 결국 염증을 일으킨다

리놀레산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으로 전환됩니다. 이 아라키돈산은 염증을 조절하는 여러 물질들의 '전구체', 즉 재료가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류코트리엔(leukotriene)입니다. 어렵게 들리실 걸 압니다만, 조금만 더 읽어보시면 금방 이해되실 거에요.

혈관과 세포들이 염증성 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염증 유발 경로의 활성화

아라키돈산은 크게 두 가지 효소 경로를 통해 염증성 물질로 변환됩니다.

  1. COX-2 경로
    아라키돈산이 COX-2(Cyclooxygenase-2) 효소를 만나면 프로스타글란딘 E₂(PGE₂)로 변환됩니다.
    이 물질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통증과 발열을 유발합니다.
  2. LOX 경로
    아라키돈산이 LOX(Lipoxygenase) 효소를 만나면 류코트리엔 B₄(LTB₄)로 변환됩니다.
    이 물질은 특히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 및 염증에 깊이 관여합니다.
기름으로 섭취한 리놀레산은 아라키돈산으로 바뀌고,
이는 곧 염증의 증가와 알러지 증상을 높입니다.


평소에 온 몸이 이유없이 시름시름 불편하거나 그에 더해 피부나 호흡기 알러지 증상이 있다면,

리놀레산,
즉 나쁜 기름에 반응하는 게 아닌가 의심해보세요.

 

일반적으로 과도한 염증 반응은 암의 성장과 면역 회피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장(Zhang) 연구팀의 2024년 연구(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landing/2024/mt/d3mt00412e)에서는 대장암 조직에서 PGE₂ 생합성 경로가 활성화되어 있으며, 이 경로가 암 진행과 면역 회피를 촉진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뭔가 돌려말하는 것 같지만 대장암을 진행시키고 면역력을 저하시킨다는 말이죠.


암세포와 지방산 대사
암세포의 먹이, 나쁜 지방인 리놀레산

암세포는 살아남고 번식하기 위해 정상 세포와 다른 특별한 전략으로 무럭무럭 자랍니다. 이를 대사 재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암세포가 에너지와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활용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쿠운도로스(Koundouros) 연구팀의 2020년 리뷰 논문(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6-020-0552-6)에 따르면, 암세포는 지방산 대사를 재프로그래밍하여 외부에서 들어오는 리놀레산을 포함한 지방산을 적극적으로 흡수합니다.

암세포 덩어리가 리놀레산을 빨아들이며 점점 더 커지는 모습을 형상화

리놀레산, 암세포의 연료이자 건축 자재

흡수된 리놀레산은 암세포에게 아래의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게됩니다.

  1. 에너지원으로 소비됨
    리놀레산은 암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2. 구조적 자원으로 쓰임
    리놀레산은 암세포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의 핵심 재료가 됩니다.
    세포막이 튼튼해야 암세포가 자라고 전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암세포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또한, 장(Zhang) 연구팀의 2023년 논문(https://faseb.onlinelibrary.wiley.com/doi/10.1096/fasebj.31.1_supplement.823.5)에서는 리놀레산이 특정 대사 경로(CYP 경로)를 통해 EpOMEs라는 중간체를 생성하는데, 이 물질이 대장암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리놀레산은 우리 몸에서 다양한 생화학적 작용을 일으키는 복잡한 물질입니다.

산화 과정을 통해 세포와 유전자를 손상시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을 생성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의 전구체로 작용하여 만성 질환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암세포의 에너지원과 구성 성분으로 활용되어 암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인의 식단에서 오메가-6의 과도한 섭취를 주의하고 그로인해 야기되는 불균형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 몸이 리놀레산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과 오메가-3와의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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