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빠졌는데 속이 자꾸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혹시 ‘위 마비(gastroparesis)’일 수 있습니다.
특히 위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모운자로(Mounjaro) 같은 GLP-1 계열 약물을 쓰고 있다면,
이 부작용을 한 번쯤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어요.
단순한 포만감이나 소화 불량이 아니라, 병적인 위 정체 상태(기능성 위 정체증)일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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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마비란 무엇이고, GLP-1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위 마비(gastroparesis)는 말 그대로 위의 움직임이 느려져서 음식이 소장으로 잘 내려가지 않는 상태를 말해요.
정상적인 위장은 음식을 몇 시간 내에 소장으로 내보내지만, 위마비가 생기면 식후 4시간이 지나도 위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증상은 보통의 소화불량과는 다른 문제인데요, 실제로는 의학적으로 진단 가능한 위장 운동 장애(기능성 위 정체증)입니다.
GLP-1 계열 약물은 애초에 식후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장 운동을 늦추도록 설계된 약이에요.
그런데 이 효과가 너무 강하거나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하면, 이 지연이 병적인 수준으로 넘어가면서 위마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왜 GLP-1은 위를 이렇게 느리게 만들까?
GLP-1 약물이 위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 세 가지 경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위 근육 수축을 억제합니다
- 특히 위의 상부인 위저부(fundus)를 이완시켜, 음식을 담아두는 공간을 늘리고
- 유문괄약근(pyloric sphincter)을 닫아서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는 속도를 늦춰요.
- 미주신경 활동을 억제합니다
- 뇌와 위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은 위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중요한 통로인데,
- GLP-1은 이 신경의 흥분성을 줄여서 전반적인 위장 운동성을 감소시켜요.
- 인크레틴 효과로 혈당 조절을 강화합니다
- 혈당 조절을 위해 GLP-1은 인슐린 분비를 도와주면서도,
- 동시에 소장에서 당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위배출 속도를 늦춰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기여해요.
이 모든 작용은 당뇨병 치료 목적에는 유익하지만, 비만이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과도한 위정체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위마비가 생기면 나타나는 증상들
- 지속적인 복부 팽만감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무르며 가스가 차고, 더부룩함과 트림이 잦아져요. - 구역감과 구토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증상이 심해지고, 결국엔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됩니다. - 위산 역류(GERD)
위에 음식이 오래 남아 압력이 높아지면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게 되고,
속쓰림, 목 이물감, 기침 등이 생길 수 있어요. -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
자꾸 먹기 싫어지고, 단백질 섭취가 줄면서 무기력감, 근육 손실, 탈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 영양소 결핍
특히 비타민 B12, 철분 등은 흡수 장애가 잘 생겨서,
빈혈, 손발 저림,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 단기 vs 장기 노출 시의 차이
- 단기 노출 (수일~2주):
- 과도한 포만감, 더부룩함, 트림, 속쓰림 등이 나타나고
- 위가 비지 않아 식사 간격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거나 식사를 건너뛰게 돼요.
- 장기 노출 (수 주~수 개월 이상):
- 위에 음식이 오래 머물면서 세균 증식, 소화불량, 위벽 염증 위험이 커지고
- 만성화되면 위식도 역류질환(GERD), 심한 경우 위 출혈로도 이어질 수 있어요.
- 식사량이 줄어들면 체중 감소뿐 아니라 근육도 같이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과 대응 전략
- 약 용량을 천천히 늘리기
- GLP-1은 처음부터 고용량으로 시작하면 위가 놀랍니다.
- 의사와 상의해 ‘저용량 시작 → 점진적 증량’ 원칙을 꼭 지키세요.
- 식사 조절하기
- 기름진 음식, 생야채, 견과류, 씨 많은 과일은 피하세요.
- 대신 소화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적당히 익힌 채소나 유동식이 좋아요.
- 소량씩 자주 먹기
- 하루 3끼 대신 5~6끼로 나눠서, 한 끼는 적게.
- 위에 부담을 덜 주고 영양소 흡수는 유지할 수 있어요.
- 식후 자세 유지
- 식사 후 2시간 정도는 눕지 말고 앉아 있거나 가볍게 산책하세요.
- 중력의 도움으로 위배출이 자연스럽게 촉진됩니다.
- 증상 지속 시 검진과 약물 조절
- 트림, 구토, 속쓰림이 심하면 위장 기능 검사를 받아보세요.
- 필요하다면 돔페리돈, 에리스로마이신 등 위장 운동을 도와주는 약을 사용할 수도 있어요.
- 심할 경우 약물 감량 또는 중단도 고려
- 위마비가 일상생활을 힘들게 할 정도라면, GLP-1 용량을 줄이거나 다른 대체약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위 마비가 주는 교훈
살이 빠지는 게 목표였는데, 어느 순간
"먹는 게 힘들고, 자꾸 구역질나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더 이상 지속할 수 있는 감량이 아니게 됩니다.
위마비는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신체 기능이 무너지는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약물의 효과는 분명하지만, 그만큼 부작용 관리가 꼭 따라와야 하죠.
내 몸에 맞는 속도, 맞는 방식으로 조절해나가는 게 핵심입니다.
📌 이 글의 핵심 3줄 요약
- GLP-1 계열 약물은 위배출을 지연시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지만, 이 효과가 과하면 위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요.
- 위마비는 복부 팽만감, 트림, 구토, 위산 역류, 식욕 저하, 영양결핍 등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립니다.
- 저용량 시작, 식이조절, 자세 유지, 필요시 약물 보완 등을 통해 부작용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출처
- Holst JJ, et al. (2018). GLP-1 receptor agonists: targeting both hyperglycaemia and disease processes in diabetes. 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143, 1-11. - GLP-1이 위저부와 유문괄약근에 미치는 영향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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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harucha AE, et al. (2020). Relationship between glycemic control and gastric emptying in poorly controlled type 2 diabetes.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13(3), 466-476. - GLP-1 유사체 사용과 위식도 역류질환(GERD) 발생 연관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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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ier JJ, et al. (2018). Glucagon-like peptide 1 and gastric emptying.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0(6), 1479-1487. - GLP-1 장기 사용 시 위장 관련 부작용 사례 분석
- Jorsal T, et al. (2018). Patients with diabetes treated with GLP-1 receptor agonists: prevalence and characteristics of the responder population in routine clinical practice.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0(9), 2240-2249. - 식이 조절을 통한 위마비 증상 완화 효과 연구
- Marathe CS, et al. (2016). Novel insights into the effects of diabetes on gastric motility. Expert Review of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10(5), 581-593. - 위장 운동 촉진제를 통한 GLP-1 유발 위마비 치료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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