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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건강

지방을 더 먹는데도 살이 빠진다? 저탄고지와 체내 지방 연소 대사 매커니즘

by editer 존투 202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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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먹으면 살이 찌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기름이 몸에 쌓인다"는 단순한 개념을 떠올린다. 하지만 저탄고지(LCHF)나 키토제닉(Ketogenic) 식단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 그들은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하는데도 체중이 줄어들고, 심지어 에너지가 넘치는 경험을 한다. 이 현상을 단순한 칼로리 계산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 우리 몸은 단순히 1을 넣으면 1만큼 소비하는 기계가 아니다.

 

몸이 연료를 사용하는 방식

사람의 몸은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탄수화물은 빠르게 분해되어 혈당을 올리고, 이에 따라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에너지가 저장된다. 반면 지방은 서서히 연소되며 장기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몸은 지방을 연소하는 대신 탄수화물 의존형 대사를 유지한다. 즉, 지방이 쉽게 사용되지 않고 저장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저탄고지를 하면 이 메커니즘이 바뀐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몸은 혈당을 빠르게 사용할 수 없게 되고, 그 대안으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모드로 전환한다. 즉, 인슐린이 줄어들고, 지방 분해가 촉진되며, 간에서는 지방을 케톤체로 전환하여 뇌와 근육의 연료로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의 대사 유연성이 증가한다. 탄수화물 대사에 고착된 상태에서는 혈당이 급격히 오르락내리락하며 불안정한 에너지 공급이 이루어지지만, 지방 연소 모드에서는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가 제공된다. 이는 단순히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피로감 감소와 집중력 향상 같은 추가적인 이점을 가져온다.

 

지방을 많이 먹어도 살이 빠지는 이유

그렇다면, 왜 지방을 더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줄어들까? 그 이유는 대사적 전환과 관련이 있다. 먼저, 인슐린이 낮아지면 지방이 쉽게 분해된다. 인슐린은 체내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인데, 탄수화물을 줄이면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여 지방이 연소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즉,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지방을 태우는 핵심 조건이 된다.

또한 지방을 섭취하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렙틴, 그렐린)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자연스럽게 과식이 줄어든다.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탄수화물 기반 식단과 달리, 지방 대사 모드에서는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공복감이 덜하고, 불필요한 간식을 찾지 않게 된다. 즉, 먹는 열량이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자연스럽게 섭취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대사적 변화는 단순한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반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에서는 섭취량이 줄어들면서 신체가 에너지를 절약하려 하고, 그 결과로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저탄고지를 실천할 경우 신체는 지방을 적극적으로 태우는 모드로 전환되면서 기초대사율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섭취한 지방이 모두 몸에서 연소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은 지방은 어떻게 될까?

 

지방은 몸에서 어떻게 배출될까?

지방이 몸에서 사용되지 않으면 일부는 체내에 저장되지만, 저탄고지를 실천하는 경우 남는 지방이 체지방으로 전환되기보다는 배출되는 경향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배출 경로는 변을 통한 배출이다. 지방은 물에 녹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흡수되지 않은 지방은 대변과 함께 배출될 수 있다. 실제로 키토제닉이나 카니보어 식단을 하는 사람들이 변비를 느낄 때 지방을 더 섭취하면 변이 부드러워지는 경험을 한다. 이는 지방이 장에서 윤활제 역할을 하여 변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변에 기름이 섞여 나오는 ‘지방변(Steatorrhea)’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지방은 소변과 땀을 통해 배출될 수 있다. 특히 키토제닉 상태에서는 케톤체(아세톤, 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 아세토아세테이트)가 일부 소변과 땀으로 배출된다. 저탄고지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땀에서 독특한 향을 맡거나 소변 냄새가 변화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칼로리 계산을 넘어, 대사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칼로리 인아웃 모델’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몸의 대사 상태가 다르면 지방의 활용 방식이 달라진다. 저탄고지를 하면 신체는 탄수화물 연소에서 지방 연소로 전환되면서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같은 양의 열량을 섭취해도 저탄고지 상태에서는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지방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논리가 얼마나 단순한지 알게 되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몸이 어떤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연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비하는가이다. 저탄고지는 단순한 다이어트 방식이 아니라, 신체의 연료 시스템을 바꾸는 전략적인 접근법이다. 그리고 이를 올바르게 실천하면,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넘치고 몸이 최적의 상태로 작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면 식단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뀌게 된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양소가 신체 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저탄고지와 같은 대사적 접근법은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닌, 장기적인 건강과 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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